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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양압기만이 답일까?..."원인·중증도 따라 치료법 달라"②
충분히 잤는데도 아침에 개운하지 않거나 낮 동안 심한 졸음이 반복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방치하면 고혈압과 심뇌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문제는 증상이 잠든 사이 나타나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스마트워치나 수면 애플리케이션으로 수면 상태를 확인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러한 기기는 이상 징후를 살피는 보조 도구일 뿐 정확한 진단을 대신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노동환 원장(서울우원이비인후과)은 "수면무호흡증은 환자마다 기도가 막히는 원인과 부위가 다르다"며 "수면다원검사와 기도 평가를 거쳐 양압기, 구강 내 장치, 수술 등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편에 이어 수면무호흡증의 검사와 치료, 생활 속 관리법까지 알아본다.
ㄴ코 안 고는데 수면무호흡증일 수 있다?..."야간뇨·만성피로 있다면 의심" ①
혼자 사는 사람은 자신의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동거인이 없는 환경에서도 수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는 있습니다. 충분히 잤는데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거나, 기상 직후 심한 입 마름이나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낮 시간에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졸음이 쏟아지거나 집중력 저하, 잦은 야간 각성, 만성적인 피로가 반복될 때도 수면의 질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스마트폰 녹음 앱이나 수면 기록 앱으로 밤사이 코골이와 호흡음을 녹음해 보는 것도 참고가 됩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코골이가 심하거나, 숨소리가 중간에 끊긴 뒤 큰 숨을 몰아쉬는 패턴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제공하는 수면 분석 데이터는 신뢰할 수 있나요?
장기적인 수면 패턴과 흐름을 관찰하는 생활 관리용 참고 자료로는 유용하지만, 의학적 확진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용 웨어러블 기기는 맥박과 움직임, 피부 온도, 산소포화도 등을 바탕으로 수면 상태를 간접적으로 추정합니다.
수면다원검사처럼 뇌파나 정밀한 호흡기류를 직접 측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기기의 수면 점수가 높다고 해서 질환이 없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평소와 다른 변화를 감지하는 선별 도구로 활용하되, 이상 징후가 있으면 의료기관에서 임상적으로 검증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을 유전적 체질이나 집안 내력으로 생각해 방치하는 경우도 흔한데요.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한 오해입니다. 턱이나 얼굴 골격 등 유전적인 요인이 질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이를 치료가 필요 없는 단순한 '체질'로 규정해서는 안 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방치할 경우 야간 저산소증을 유발해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뇌졸중 및 치매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명백한 질환입니다. 본인이 스스로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아침 피로, 주간 졸림 등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에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에 임해야 합니다.
수면다원검사는 어떤 검사인가요?
수면다원검사는 병원에서 하룻밤 자면서 수면 중 나타나는 여러 신체 변화를 종합적으로 기록하는 검사입니다. 단순히 코골이 소리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뇌파와 눈의 움직임, 턱과 다리 근육의 움직임, 심전도, 호흡기류, 가슴과 배의 호흡 운동, 혈중 산소포화도, 수면 자세 등을 함께 측정합니다.
이를 통해 실제로 잠든 시간과 수면 단계, 시간당 호흡이 멈추거나 감소한 횟수, 산소포화도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유무와 중증도를 평가할 뿐 아니라 다른 수면질환을 감별하는 데도 활용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수면다원검사를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검사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여러 장비를 붙이고 자는데도 제대로 검사가 가능한가요?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낯선 공간에서 여러 센서를 부착하고 자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평소보다 잠드는 데 오래 걸리거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면다원검사는 밤새 완벽하게 숙면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검사가 아닙니다. 의료진이 질환을 판독하는 데 필요한 일정 시간의 수면 주기와 호흡 정보가 기록되면 진단이 가능하므로 심리적인 부담을 크게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했을 때 심뇌혈관 건강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하룻밤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이롭습니다.
수면다원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나요?
일정한 급여 기준을 충족하면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는 환자의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이 확대됐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기준에 따르면 주간졸림증과 빈번한 코골이, 목격된 수면무호흡, 자도 개운하지 않은 피로감, 수면 중 숨 막힘, 잦은 뒤척임이나 각성 등의 증상이 있으면서 관련 진찰 소견이나 위험요인을 충족하면 급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검사는 관련 기준을 충족한 전문의와 의료기관에서 시행해야 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과거보다 비용 부담이 줄어듭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10만 원대의 본인부담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금액은 의료기관의 종류와 검사 방식, 급여 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검사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다원검사는 매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다만 수술이나 치료 후 효과를 평가해야 하거나 체중과 증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다시 시행할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법이 궁금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은 양압기 치료입니다. 양압기는 잠을 자는 동안 마스크를 통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넣어 기도가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장치입니다. 중등도 이상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표준 치료입니다. 특히 수면 중 기도 전체가 광범위하게 무너지는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 기도를 넓히는 구강 내 장치나 코막힘, 편도 비대 등 구조적인 문제를 교정하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체중 감량과 금주, 수면 자세 교정도 함께 시행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환자마다 기도가 막히는 원인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턱과 혀의 구조, 비만, 코막힘, 편도 크기, 수면 자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수면다원검사와 기도 평가를 통해 원인을 확인한 뒤 맞춤형 치료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양압기를 착용하고 자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기계를 착용하고 자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가 많습니다. 마스크가 답답하거나 공기가 들어오는 느낌 때문에 잠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마스크와 압력을 찾고 적응한 뒤에는 "이렇게 푹 자본 것이 처음이다", "아침이 훨씬 개운해졌다"고 말하는 환자도 많습니다. 특히 주간졸림과 만성 피로가 심했던 환자는 일상생활과 업무 집중력이 좋아지면서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마스크의 모양과 크기, 공기 압력, 코막힘이나 입 마름 등의 문제를 조절하며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바로 포기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의해 원인을 찾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과적 수술을 통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나요?
편도 비대나 심한 코막힘 등 특정 부위의 구조적 폐쇄가 명확한 환자에게는 수술이 유의미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혀뿌리, 연구개, 인두 등 다발성 부위가 동시에 좁아지는 환자의 경우 단일 부위 수술만으로 질환이 완전하게 교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수술 후에도 잔여 무호흡을 관리하기 위해 양압기 치료 병행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면밀한 기도 구조 평가 없이 수술부터 결정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관악기 연주나 혀·목 근육 운동이 수면무호흡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요.
가벼운 단순 코골이나 경증 수면무호흡증에는 관악기 연주나 혀·목 주변 근육 운동이 보조적으로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도를 지지하는 주변 근육의 긴장도를 높이고 코골이 진동을 줄이는 데 일정한 효과를 보였다는 소규모 연구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도 폐쇄에는 근육의 힘뿐만 아니라 턱의 구조와 혀의 크기, 비만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무호흡 횟수가 많은 중등도·중증 환자는 이러한 운동만으로 치료하기 어렵습니다.
관악기 연주나 근육 운동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방법으로 활용해야 하며, 수면무호흡증의 표준 치료를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먼저 검사를 통해 중증도와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옆으로 자거나 코골이 전용 베개를 사용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나요?
네. 바로 누워 자면 혀와 목 주변의 연조직이 중력의 영향으로 뒤쪽으로 처지면서 기도가 더욱 좁아질 수 있습니다. 반면 옆으로 누우면 혀와 주변 조직이 뒤로 밀리는 현상이 줄어 코골이나 무호흡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바로 누웠을 때 무호흡이 심해지는 '자세 의존성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옆으로 자는 것만으로도 무호흡·저호흡 횟수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자세 교정 베개나 쿠션도 바로 누워 자는 시간을 줄이고 옆으로 누운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수면무호흡증이 수면 자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이 있거나 옆으로 누워도 무호흡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자세 교정이나 베개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증상이 심하다면 생활요법에만 의존하지 말고 검사를 통해 정확한 치료 방향을 확인해야 합니다.